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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트학파 유대인 철학자 코엔과 고대의 운명관 본문

독어독문학, 구텐 탁!

신칸트학파 유대인 철학자 코엔과 고대의 운명관

③Ω 2020. 9. 2. 20:00

또한 벤야민은 신칸트학파에 속하는 유대인 철학자 코엔 Hermann Cohen을 인용하면서 이러 한 벗어남(추락)이 고대의 운명관에 나타나는 ‘운명 Schicksal’의 질서에 속해 있다고 언급한다.100) 그리고 이러한 언급은 폭력비판을 위하여 Zur Kritik der damit zur Aufgabe wird. […] Die Auslösung der Rechtsgewalt geht nun, wie hier nicht genauer dargelegt werden kann, auf die Verschuldung des bloßen natürlichen Lebens zurück, welche den Lebenden unschuldig und unglücklich der Sühne überantwortet, die seine Verschuldung »sühnt« ¬ und auch wohl den Schuldigen entsühnt, nicht aber von einer Schuld, sondern vom Recht.” (국역본 발터 벤야민: 폭력비판을 위하여. 실린 곳: 발터 벤야민 선집5. 최성만 옮김. 길 2008, 105-112면 참조: “자연법이나 실정법 모두가 예상하는 폭력의 전 영역에서 위에서 암시한 것처럼 법적 폭력의 문제성에서 벗어나 있을 폭력은 하나 도 없다. […] 보다 순수한 영역을 열어 보여주기는커녕 직접적 폭력의 신화적 발현은 가장 깊 은 차원에서 모든 법적 폭력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나며 법적 폭력의 문제성에 대한 예감을 그 것의 역사적 기능의 타락상에 대한 확신으로 만들어준다. 이로써 이 역사적 기능을 파괴하는 것이 과제가 된다. […] 법적 폭력의 유발은 단순한 자연적 삶의 죄지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죄지음은 살아 있는 자를 아무 죄도 없이 불행하게 속죄에 넘겨줌으로써 그 죄지음을 ‘속 죄’하게 하며―어쩌면 죄인도 면해줄지 모르나 죄로부터는 아니고 법으로부터 면죄할 것이다.”) 99) W. Benjamin: Zur Kritik der Gewalt. In: a. a. O., S. 199: “Wie in allen Bereichen dem Mythos Gott, so tritt der mythischen Gewalt die göttliche entgegen. Und zwar bezeichnet sie zu ihr der Gegensatz in allen Stücken. Ist die mythische Gewalt rechtsetzend, so die göttliche rechtsvernichtend, setzt jene Grenzen, so vernichtet diese grenzenlos, ist die mythische verschuldend und sühnend zugleich, so die göttliche entsühnend, ist jene drohend, so diese schlagend, jene blutig, so diese auf unblutige Weise letal.” (국역본 발터 벤야민: 폭력비판을 위하여, 111면.) 100) Vgl. W. Benjamin: Zur Kritik der Gewalt. In: a. a. O., S. 199: “Schon Hermann Cohen hat es in einer flüchtigen Betrachtung der antiken Schicksalsvorstellung eine »Einsicht, die unausweichlich wird,« genannt, daß es seine »Ordnungen selbst sind, welche dieses Heraustreten, diesen Abfall zu veranlassen und herbeizuführen - 38 - Gewalt (1921)와 약 1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발표된 프란츠 카프카 Franz Kafka (1934)의 다음 구절들과 서로 공명한다. “라고 K는 추측한다. 법률과 일정한 규범들은 선사시대에는 불문율로 남아 있었다. 사람들은 영문도 모른 채 불문율들을 범할 수가 있고, 그러면 죄를 짓 게 된다. 그렇지만 그 죄가 아무 영문도 모르는 자에게 아무리 불행하게 닥칠지 라도 그것을 범하는 것은 법이라는 의미에서 볼 때에는 우연이 아닌 운명, 즉 여기서 그 성격이 애매모호하게 나타나고 있는 운명인 것이다.”101) 이처럼 벤야 민에게 있어 기존의 역사란 무고한 인간에게 죄를 뒤집어씌워 속죄로 밀어 넣 는 폭력의 역사, 즉 ‘운명’이 지배하는 세계와 다름없다. 그리고 이 역사적 폭력 의 다른 이름은 바로 ‘신화적 폭력’이다. 이 지점에서 김항은 “신화적 폭력이 영 웅의 희생을 대가로 법의 지배를 개시한다는 벤야민의 통찰을 확인해 두어야 한다”고 언급한다.102) 그에 따르면 법의 전적인 지배를 의문시하지 않는 이상 역사세계에 사는 피조물들은 세상의 파국을 막아낸 영웅에게 자신의 삶, 생명 자체를 빚지게 되고, 이러한 연유에서 부지불식간에 ‘죄(부채) 연관 Schuld-Beziehung’에 종속된 존재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신화 Mythos’를 고대 그리스 신화를 참조하여 결국 누군가의 희생으로 막을 내리는 유사 이전의 이야기로 간주한다면, 벤야민이 어떤 연유에서 희생을 요구하는 폭 력적 속성을 ‘신화적 mythisch’이라는 형용사로 수식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 게 된다. ‘법-죄-신화적 폭력-운명’이라는 개념 연쇄는 벤야민의 다른 글 운명과 성격 Schicksal und Charakter (1919)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 글에서는 ‘신화 Mythos’라는 단어가 비중 있게 등장하고 있지 않지만, 우리는 신화를 상기시키 scheinen.«” (국역본 발터 벤야민: 폭력비판을 위하여, 110면 참조: “이미 헤르만 코엔은 고대 의 운명관을 잠깐 고찰할 때 그 운명을 두고 ‘이러한 벗어남, 이러한 추락을 유발하고 초래하 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운명의 질서 자체’라는 사실에 대한 ‘불가피하게 되는 통찰’이라고 칭한 적이 있다.”) 101) W. Benjamin: Franz Kafka. In: Gesammelte Schriften Bd. 2-2. Frankfurt a. M. 1991, S. 412: “»›... es gehört zu der Art dieses Gerichtswesens, daß man nicht nur unschuldig, sondern auch unwissend verurteilt wird‹«, mutmaßt K. Gesetze und umschriebene Normen bleiben in der Vorwelt ungeschriebene Gesetze. Der Mensch kann sie ahnungslos überschreiten und so der Sühne verfallen. Aber so unglücklich sie den Ahnungslosen treffen mag, ihr Eintritt ist im Sinne des Rechts nicht Zufall sondern Schicksal, das sich hier in seiner Zweideutigkeit darstellt.” (국역본 발터 벤야민: 프란츠 카프카. 실린 곳: 발터 벤야민의 문예이론. 반성완 편역. 민음사 2004, 66면.) 102) 김항: 신의 폭력과 지상의 행복. 실린 곳: 안과밖 제29권 (2010), 117면 참조. - 39 - 는 ‘법’, ‘죄’, ‘불행’, ‘데몬 Dämon’ 등과 같은 개념들을 경유하면서 벤야민이 보 는 신화의 부정적 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벤야민은 이 에세이에서 ‘운명’과 ‘성 격’을 기존의 의미 그물망에서 떼어내 새롭게 배치한다. 보통 운명과 성격은 인 과관계에 놓여있다고 여겨진다. 가령 성격상 윤리적 결함을 가지고 있는 인물은 바로 그 좋지 못한 성격 때문에 결과적으로 나쁜 운명을 감수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생각된다. 또한 누군가에게 불행한 운명이 닥치면, 사람들은 그의 성격 에 무슨 문제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해버린다. 하지만 벤야민은 이 두 가지 개 념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다고 역설한다.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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